팬데믹 시대 때 모두가 '금리'의 중요성을 알지 않았을까? 2020년 초반 막 경제 공부를 시작한 나는 기준금리가 뭔지, 기준금리는 누가 정하는지, 기준금리가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금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얼마인지 전-혀 몰랐다. 말 그대로 금융문맹이었던 것이다. EBS 돈의 얼굴 2부 <이자 굴려드립니다>에서는 '금리'를 다루고 있다. 1부 내용 정리와 마찬가지로 내가 흥미로웠던 점을 위주로 정리해 두었으니 꼭 영상을 보기를! 영상이 화려하고 화면 전환이 빨라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다시보기는 첫 번째 글에서 안내해 두었다.
2024.04.16 - [보통의 날] - [EBS 돈의 얼굴] 1부 돈을 믿습니까 / 다시 보기 안내
EBS <돈의 얼굴> 2부 이자를 굴려드립니다
첫 번째 장면은 이름을 바꾼 지 얼마 안 된 '튀르키예', 옛 '터키'에서 시작한다. 튀르키예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금은 5000톤이라고 하는데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이며 튀르키예 사람들은 가게 월세를 금으로 낼 정도로 금을 좋아한다고 한다. 튀르키예 또한 팬데믹 시기 그리고 그 이후에도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금리'에 있다. 다른 나라들이 기준금리를 내릴 때, '경제 성장'을 이유로 튀르키예의 기준금리는 오히려 낮췄기 때문이다.
금리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17세기 영국으로 가보자. 그 당시 영국 금세공업자들은 점점 오늘날 '은행'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사람들이 금세공업자가 갖고 있는 금고에 금을 맡기길 원했기 때문이다. 금세공업자들은 금을 받고 그 증거로 '영수증'을 주었고 금이 쌓이기 시작하자 금을 '금리'를 받고 빌려주기 시작했다.
튀르키예는 왜 저금리(=금리를 낮춤) 정책을 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튀르키예 국민들이 무슬림(=이슬람교도)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2014년부터 역임하고 있는(?!) 현 튀르키예 대통령인 에르도안은 이슬람 교리 <이자를 거듭하여 삼키지 말라>를 내세워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는 행위이며, 돈은 노동과 땀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며 팬데믹 시대 때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억지로 낮춘 금리는 인플레이션(=화폐 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자극시켰고 어쩔 수 없이 최근 튀르키예는 기준금리를 8번 올려 2024년 2월 기준 튀르키예 기준금리는 '45%'이다.(24년 4월 기준 미국은 5.5%, 한국은 3.5%이며 심지어 튀르키예는 50%가 됐다)
두 번째는 일본으로 넘어간다. 스포츠카를 엄청 좋아하는 40대 사토씨가 나오는데 이 분은 회사원이던 26살에 큰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바로 '부동산을 사들이기'로! 그 시기가 2000년, 2001년 일본 버블 경제 붕괴 직후라 누구나 말렸지만 역시 아무도 하지 않을 때 해야 하는 법.
사토씨가 재미를 본 시절에 일본은 꽤 긴 기간 저금리였고 2016년부터 2023년 3월까지는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쳤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란 시중은행(우리나라에서 보자면 농협,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등)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 대신 비용을 부과하는 정책. 너네 돈 맡겼으니~ 돈 맡긴 값 내놔! 라고 하는 것이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물가가 오르지 않았던 일본은 갑자기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이를 대비하지 못해 갑자기 일을 해야만 생활이 유지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연금 조금과 아들이 보내준 돈으로 살고 있었던 75세 준코씨. 75세의 나이에 마트 배달일을 시작했다. 이 분은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10년, 20년 그리고 30년에 대한 자금 계획을 고민하고 실행하겠다고 했다.(나에게 정말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명목금리와 실제금리
명목금리 - 인플레이션 = 실제금리
우리에게는 '실제 금리'가 중요하다. 프로그램에서는 예금을 예로 들었는데 만약 예금 1억을 은행에 넣어 3.5%의 이자(=350만원)를 받았다면 나는 350만원을 더 번 것일까? 아니다. 그 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2%였다면 나는 1.5%에 해당하는 150만원만 번 것이다. 월급에 대입해 보자면 내 월급이 전년 대비 2% 올랐는데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라면 내 월급은 오른 게 아닌 것이다. 너무 슬프다......!
돈을 빌릴 때도 이 기준금리는 중요한데, 채무변제 유투버인 <퇴근하는 제이>의 이야기를 보면 팬데믹 시대 때 한국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갚아야 하는 이자가 2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유투버가 돈을 빌렸을 시점인 2018년에는 기준금리가 1.5%였지만, 24년 4월 현재 3.5%이다.
2부 <이자 굴려드립니다>를 보고서야 나는 왜 이 다큐멘터리의 제목이 [돈의 얼굴]인지 이해했다. 프로그램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돈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라고 묻는다. 돈의 얼굴이 나에게 친절하길 바란다면, 내가 돈을 잘 이해하고 친절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 다만,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듯 마찬가지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으므로 돈이 나를 좋아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