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후 생애 두 번째 대상포진이 찾아왔다. 나는 수포가 없는 대상포진, 무발진성 대상포진이라 첫 번째 대상포진에 걸렸을 때는 통증을 느낀 후 4일이 돼서야 대상포진에 맞는 병원을 찾아갔다. 무발진성 대상포진의 증상과 어떤 병원을 가야 하는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의 첫 대상포진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필라테스를 좀 무리하게 했나? 싶은 느낌으로 왼쪽 허벅지가 뻐근하고 근육이 뭉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맨 처음에 간 곳은 [정형외과]다. 엑스레이 의사 선생님은 근육통일 수 있으니 물리치료를 권하셨고, 당연히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그 다음날부터는 무릎이 다 펴지지 않아 다리를 절뚝거렸고 허벅지 부근을 손으로 만졌을 때, 상처가 있는 것처럼 쓰라렸다. 진심으로 다시는 제대로 못 걸을까 무서웠다.
어떤 병원을 가야 할까요? 어떻게 대상포진인 줄 알 수 있었나요?
엄마가 나에게 잘하는 <통증의학과>가 있다고 가보라고 했고, 의사 선생님께서 우선 무릎 초음파를 보자고 하셨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초음파 촬영을 위해 바지를 걷어올려주시는 순간 너무 아파서 엉엉 울고 말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이를 보시곤
첫 번째, 척추를 기준으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한쪽만 아픈 점,
두 번째 신경선을 따라- 나 같은 경우 2번 신경- 아픈 점,
세 번째 피부 표면을 만질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점
으로 보아 <무발진성 대상포진>인 것 같다며 약을 먹어보라고 하셨다. 물론 의사 선생님 말이 맞았다. 약을 먹으니 졸려서 많이 잤고, 결국 면역력의 문제라 푹 쉬고 몸을 보양할 수 있는 음식 – 소고기, 곰국 등등 –을 충분히 먹었다.
나처럼 위와 같이 증상이 있다면 <통증의학과>에 가보는 걸 추천한다. 혹시 대부분의 경우처럼 발진이 있다면 <피부과>에 가보는 것도 괜찮다고 한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발진이 난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째 대상포진 때에도 갑자기 왼쪽 허벅지 위의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있고 청바지를 입고 걸으면 청바지에 쓸리는 느낌으로 허벅지가 아팠다. 밤이 되니 신경쪽을 꼬집고 다니는 느낌이라 아, 또 대상포진인가? 싶어 그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대상포진>이라고 알려주셨다. <대상포진>의 경우 피검사나 키트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으로 진단을 받는 거라 병원을 잘 찾아가야 한다.
유산하고 딱 3주 되던 날, 찾아온 대상포진. 이미 12시간씩 자고 집안일은 하~나도 안 하고 한약도 먹고 있었기에 도대체 어떻게 더 잘 쉬지?! 의 상태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쉬었다. 조금이라도 졸리면 잠이 보약이다~ 생각하고 푹 잤다. 조금이라도 내 몸이 원하는 것이면 초코 과자도 열심히 먹었다.
대상포진의 원인은?
나는 20대인데 혹은 30대인데 대상포진이?! 하고 놀랄 필요도 없다. 대상포진 걸린 사람들의 20% 가까이가 20, 30대이고 30대인 나도 1년 사이에 두 번이나 걸렸다. 정보를 찾다 보니 20대인데 3번이나 걸린 사람도 발견했다. 대상포진의 원인 병원체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인데 어릴 때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한번 감염되면 수두를 앓고 난 후에도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체내에 남아 있는 수두 바이러스는 신경을 따라 이동하여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타난다는데 심지어 나는 어릴 때 수두도 걸리지 않았다 허헣.
만약 대구에서 아프다면 지하철 2호선 라인 <다사역> 부근 <죽곡연합마취통증의학과의원>을 추천합니다. 의사 선생님 말은 좀 빠르지만 정말 친절하고 잘 봐주십니다 :).